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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 리뷰 - 70세 벤은 왜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까?

70세에 다시 출근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아침 알람을 맞추고 셔츠를 다려 입는다. 오래된 서류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 한때 매일 오가던 출근길을 다시 걷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낯설다. 옆자리에 앉은 직원은 나보다 서른 살, 마흔 살이나 어릴지도 모른다. 영화 에서 벤 휘터커가 선택한 삶이 바로 그랬다. 벤은 이미 은퇴한 70세 남자다. 아내와 사별했고, 오랜 직장생활을 마친 뒤 골프도 치고 여행도 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겉으로 보면 부족할 것 없는 노년이다. 그런데 시간이 많아질수록 하루가 길어졌다.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편한 일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조금씩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도 찾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벤은 시니어 인턴 모집 공고를 발견한다. 70세에..

카테고리 없음 2026. 9. 16. 22:55
영화 <옵세션> - 사랑은 언제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려는 욕망이 되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아주 자연스럽다. 누군가를 좋아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를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언제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하는 걸까. 2026년 공개된 영화 은 바로 그 얇은 경계에서 출발한다. 커리 바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마이클 존스턴이 베어, 인디 나바레트가 니키를 연기했다. 베어는 짝사랑하는 니키의 마음을 얻기 위해 ‘One Wish Willow’라는 신비한 물건에 소원을 빌고, 자신이 바라던 사랑을 얻게 된다. 문제는 그 사랑이 예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장르는 호러지만 시작점만 보면 아주 평범한 연애 이야기 같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 거절당하..

카테고리 없음 2026. 9. 15. 22:53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 영웅에게도 평범하게 살 권리가 있을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스크린에는 이미 영화가 끝났다는 듯 검은 화면이 떠 있었고, 객석에서는 하나둘 옷을 챙기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는 휴대폰을 확인했고, 앞쪽에 앉아 있던 관객은 조용히 통로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29년이다. 1996년에 시작한 시리즈를 생각하면 정말 긴 시간이다. 어린 시절 비디오나 DVD로 보던 영화가 어느 순간 극장에서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이 되었고, 새로운 편이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에단 헌트가 또 어디까지 가려나' 하는 마음으로 예매 버튼을 눌렀다. 이제 마지막이라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평소 같았으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다음 약속 시간부터 확인했을 텐데, 그날만큼은 이상하게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오래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10:59
영화 <에놀라 홈즈 3> -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도 나는 나로 살 수 있을까

셜록 홈즈의 여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에놀라가 어느새 자기 사건을 직접 해결하고, 자기 삶의 방향까지 선택하는 인물이 됐다. 1편에서는 셜록의 여동생이라는 설명이 에놀라를 따라다녔다. 2편에서는 자신의 이름으로 탐정 사무소를 열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리고 에 이르면 질문이 조금 달라진다. 이제 에놀라는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시리즈는 낸시 스프링어의 소설을 바탕으로 밀리 바비 브라운이 에놀라 홈즈를 연기해왔다. 이번 3편의 배경은 1886년 몰타. 에놀라는 튜크스베리와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결혼식 직전 셜록이 납치되면서 다시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흥미로운 것은 사건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셜록을 구해야 한다는 긴급한 ..

카테고리 없음 2026. 9. 11. 09:35
영화 <노트북> -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선명해진다. 반대로 시간이 모든 것을 지워버리기도 한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은 니컬러스 스파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영화다. 닉 카사베츠가 연출했고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철 맥아담스가 젊은 시절의 노아와 앨리를 연기했다. 노년의 두 사람은 제임스 가너와 제나 롤랜즈가 맡았다. 영화는 젊은 연인의 사랑과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모습을 오가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배경은 1940년대 미국 남부. 여름휴가를 온 부유한 집안의 딸 앨리와 지역 청년 노아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와 이별을 겪고, 전쟁과 새로운 만남을 지나 다시 서로 앞에 서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익숙한 멜로 영화의 이야기다. 그런데 ..

카테고리 없음 2026. 9. 7. 22:03
내 몸을 누구의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 영화 <진정한 여성에겐 곡선이 있다>

거울 앞에 서서 괜히 배를 한 번 집어본 적이 있습니다. 조금만 덜 나왔으면 좋겠고, 허벅지는 조금만 가늘었으면 좋겠고, 사진을 찍을 때는 옷이 몸에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몸을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옷을 고를 때도 비슷합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해도 디자인보다 먼저 거울에 비친 몸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괜찮아 보이면 입어보고, 조금이라도 배가 도드라져 보이면 다시 옷걸이에 걸어놓습니다. 이런 행동이 너무 익숙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2002년 영화 의 아나를 보면서 그런 순간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멕시코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란 열여덟 살 아나는 공부도 잘하고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도 충분한 학생입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01:50
영화 <사랑의 레시피>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을 잃고 나면 시간이 멈출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 움직입니다. 아침이 오고, 출근 시간이 되고, 식사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평소처럼 일을 합니다. 주변에서는 그 모습을 보고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실을 겪은 사람의 마음까지 일상과 같은 속도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2007년 개봉한 영화 (원제 No Reservations)의 케이트가 그렇습니다. 맨해튼의 레스토랑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 케이트는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잘합니다. 재료의 상태를 살피고 음식의 맛을 정확하게 맞추며, 주방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자신의 기준 안에 두려고 합니다. 그녀에게 요리는 직업이면서 동시에 삶을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질서처럼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카테고리 없음 2026. 9.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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