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7’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알고 있던 나이였다. 단종이 열일곱 살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역사책에서 여러 번 봤고, 단종과 세조를 둘러싼 사건도 익숙하게 배웠다. 그런데 스크린으로 다시 마주한 열일곱은 이상하게 낯설었다. 열일곱 살이면 아직 너무 어리다. 친구들과 별것 아닌 일로 웃다가도 금세 서운해지고, 좋아하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들뜨기도 하는 나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면서도 아직 시간이 아주 많다고 믿을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그 나이에 한 나라의 왕이었던 소년은 왕좌에서 끌려 내려왔고, 강원도 영월로 유배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홍위가 청령포로 유배될 당시에는 16세였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약 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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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29.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