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영화를 보러 가면서 솔직히 꽤 냉소적이었습니다. 재단이 승인한 전기영화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어느 정도 결론을 내려버렸거든요. 아마 보기 좋은 장면들만 모아놓은 화려한 하이라이트 영상 같은 작품이겠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최대한 피해 가면서 전설이라는 이미지와 팬들의 향수만 소비하려는 영화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도 기대감보다는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내 예상이 얼마나 맞는지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자리에 앉았고, 영화가 시작되기 전까지도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영이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느낀 감정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동시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전율과 아쉬..
솔직히 저는 위키드를 보러 가기 전까지 오즈의 마법사를 "도로시, 허수아비, 노란 벽돌길 나오는 그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TV에서 스쳐 지나가듯 본 기억은 있었지만,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를 제대로 이해한 적은 없었습니다. 영화관에 앉아 스크린이 열리고 오즈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을 때도 저는 그저 새로운 판타지 뮤지컬 한 편을 보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대사, 특정 장면에서 관객들이 반응하는 포인트, 의미심장하게 연출되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저는 그 절반 정도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사전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실제로도 영화는 친절하고, 이야기 자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