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 극장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됐을 때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게 공포 영화인지, SF 영화인지, 아니면 실험영화에 가까운 작품인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거칠게 일렁이는 화면과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입힌 영상, 속삭이는 듯한 나레이션, 귓가를 불편하게 파고드는 음향은 관객을 편안하게 맞이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익숙한 문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작 몇 분 만에 알 수 있었고, 솔직히 초반에는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2~3분 정도 지나자 완전히 다른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붉게 물든 황폐한 미래의 풍경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순간, 저는 이 영화가 단순히 난해한 독립영화가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를 끝까지 밀어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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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23.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