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상하게도 액션 장면보다 포가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이 자꾸 생각났다. 어릴 때부터 봐온 캐릭터가 어느 순간 스스로 무대의 중심에서 조금씩 물러나는 모습. 반갑기도 했고, 조금 서운하기도 했다. 극장을 나와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도 포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예전 같으면 “이번에는 어떤 악당과 싸우지?”가 먼저 생각났을 텐데, 이날은 이상하게도 포가 더 이상 혼자 앞에 서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눈에 밟혔다. 의 포는 늘 부족한 팬더였다. 뚱뚱했고 실수도 많았다. 쿵푸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으면서 용의 전사가 되겠다고 덤볐다. 그런 포가 어느새 수많은 적을 물리치고, 다른 사람에게 길을 알려주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이제는 더 강한 적을 물리치는 것만으..
어릴 때는 부모가 알려주는 세상이 거의 전부다. 무엇이 좋은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아직 직접 겪어본 일이 많지 않으니 부모의 말을 믿는 편이 훨씬 편하다. 세상을 먼저 살아본 사람이 알려주는 길이라면 그쪽으로 가는 것이 안전해 보이기도 한다. 영화 의 히컵도 그런 아이였다. 바이킹이 사는 버크섬에서는 드래곤을 잡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아버지 스토이크는 강한 바이킹이었고, 아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 실제로 스토이크는 버크를 지키는 강인한 족장이자 전사로 그려진다. 하지만 히컵은 아버지가 원하는 아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힘도 부족하고 싸움도 서툴다. 대신 무언가를 만들고 관찰하고 생각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히컵은 누구도 잡지 못했던 드래곤을..